집 근처 놀이터의 텅 비어있는 모습을 바라볼 때면 알 수 없는 한숨이 나온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살펴보지만 기대했던 장면을 볼 수가 없다. 아이들로 가득 차서 왁자지껄한 놀이터의 광경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단 한 명의 아이라도 놀고 있으면 좋을 텐데, 늘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동네에 어린이들이 살지 않아서 놀이터에서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예전보다 수는 줄었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태어나고 있다. 분명 어딘가에 있을 텐데 그 많은 아이들은 과연 무엇을 하며 지내는 걸까.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놀이터는 하루 종일 아이들로 북적였다. 조금 큰 아이들은 학교 운동장에서 해질 때까지 놀았다. 골목마다 아이들의 노는 소리가 울려 퍼졌었다. 한순간에 증발해버린 것처럼, 지금은 그 어느 곳에서도 아이들을 찾을 수가 없다. 놀이터와 운동장은 이미 오래전 아이들의 세계를 상실한 공간이 되어버렸다. 어린이로서의 삶을 박탈당한 아이들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공부의 노예로 살아가고 있다. 선택의 권리를 빼앗긴 채, 놀이 대신 공부를 해야 하는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병들어 가고 있다.아이를 양육하면서 수많은 육아서를 읽었다. 내 아이를 똑똑하고 훌륭하게 키워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아이가 자유롭고 행복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읽었다. 대부분의 육아서에 나오는 공통적인 내용은 부모의 욕심을 버리고, 아이들을 믿고 존중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과욕은 끝이 없고, 아이들은 새장에 갇힌 새처럼 공부만 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아이들은 놀면서 공부를 한다. 노는 것이 공부고, 공부가 노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세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다는 사실에 탄식이 나온다.
이오덕 말꽃모음 은 이오덕 선생님 11주기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이오덕 선생님이 그간 펴내신 모든 책과 이야기를 대상으로 꽃처럼 돋보이는 말씀들을 간추려 엮은 책이다. 교사와 학부모님께 드리는 글 /고인돌 |어린이를 살리는 글쓰기 /우리교육 등 30여권의 책들에서 177개의 말꽃을 피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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