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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세트 어릴적에 삼국지를 즐겨 읽었다.처음엔 짧은 글로, 그러다 그 유명한(?) 60권 만화삼국지로나중엔 10권짜리 소설로 읽었다.말이 10권짜리 소설이지 권마다 300쪽에 육박하는 책을 재밌다고 붙잡아 읽고 있는 아들이아버지 눈에는 기특하게 보였나보다.삼국지 10권을 스무번도 더 읽은 아들에게아버지께서는 얼른 이 책을 읽을 정도로 자라기만을 기다리셨는지 모른다.고등학교에 들어가고 아버지께서 처음으로 추천해준 책이 바로 조정래작가의 아리랑이다.결과는 대실패.1권의 반도 못 읽고 책장을 덮었다.내 수준에 안 맞았는지 흥미에 안 맞았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그래도 다행인 점은 아버지께서 내게 강요하지 않으셨다는 것이다.아마 당신 아들이니 언젠가 읽겠거니 하시며 한 발 물러나셨는지 모른다.그리고 아버지의 예언(?..
샌프란시스코 홀리데이 왜 하필 샌프란시스코냐고(때로는 왜 하필 미국) 묻는 친구들이 많았다. 특별히 뭐라고 설명이 되진 않지만. 나는 대학교 시절 친구의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오랫동안 나에게 미서부의 환상을 심어준 말인데, 사실은 별거 아니다."거긴 4계절이 항상 우리나라 가을날씨야"특별히 어떤 이국적인 풍경이나 다른 문화가 아니지만 결코 우리나라에서는 겪어보지 못한 분위기가아닌가.어떻게 1년내내 같은 날씨 일 수 있단 말인지.하다못해 아프리카나, 극지방 조차도 여름엔 더 덥고 덜 춥고 겨울에는 더 춥고 덜 더운데 말이다.2018년 2월 2일 출국.도착하니 날씨가 이렇다.[pier 39] 내가 생각한 샌프란시소코에 가장 가까운 느낌.그런데 반전.1월 말까지 춥고 비가 잦고 우울한 날씨였다는 것.샌프란시스코에도 사계절이 ..
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 2 드디어 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을 1권에 이어 2권까지 다 읽었다. 오래전에 출간됐고 요코미조 세이시가 고령인 점, 1950대의 전후 일본이 배경이라고는 하지만 한번씩 그들의 성(姓)의식과 가치관등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근친상간이라던가 (아무리 배다른 형제라지만), 사촌간의 결혼, 의붓아버지와 딸의 관계, 성폭행, 지고지순한 첩의 존재 등등. 아무리 성 윤리관이 약한 일본이라지만 참으로 희한한 나라이다 싶다.성(姓) 이야기를 하는 것은 결국 이 모든 비애와 끔찍한 살인사건의 뒤에는 비열한 협잡꾼들의 존재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비틀린 성(姓)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1권에서 친절하게 그려주었던 호겐가문의 가계도가 무색할만큼 야요이, 다쿠야, 유카리, 마리코, 다쓰..